최근 들어 다시 주목받고 있는 호흡기 질환, 백일해가 국내외에서 재유행 하고 있습니다. 특히 면역력이 약한 영유아와 노약자에게는 생명을 위협할 수 있는 질병으로, 백일해의 원인과 증상, 예방 및 치료법에 대한 이해가 중요합니다. 이 글에서는 재유행 하고 있는 백일해의 발생 원인부터 단계별 증상, 그리고 효과적인 예방 및 대처 방법까지 자세히 알아보겠습니다.
백일해의 원인: 보르데텔라 퍼투시스균의 위협
백일해는 바이러스가 아닌 보르데텔라 퍼투시스(Bordetella pertussis)라는 세균에 의해 발생하는 급성 호흡기 감염병입니다. 주로 감염된 사람의 비말을 통해 전염되며, 감염자의 기침이나 재채기 시 공기 중으로 퍼진 세균을 흡입함으로써 전파됩니다. 특히 어린이집, 학교, 병원과 같이 밀폐된 공간에서 쉽게 확산될 수 있습니다. 최근 백일해의 재유행은 다양한 요인에 의해 발생합니다. 첫째, 백일해 백신의 면역 지속 기간이 제한적이라는 점입니다. 일반적으로 소아 예방접종을 통해 항체가 형성되지만, 시간이 지나면서 그 효과가 점차 약화됩니다. 이로 인해 성인과 청소년 사이에서도 감염 사례가 늘고 있습니다. 둘째, 팬데믹 동안 위생 수칙 강화로 인해 백일해 발생이 줄면서 자연 면역 획득이 줄었고, 접종률도 다소 낮아졌습니다. 이로 인해 면역력이 약한 집단이 다시금 증가하는 추세입니다. 또한 기후 변화나 계절적 요인도 영향을 미칩니다. 주로 환절기나 겨울철에 백일해가 증가하며, 환자의 초기 증상이 감기와 유사해 초기에 구분하기 어렵다는 것도 확산을 부추기는 요소입니다. 이런 복합적인 원인들로 인해 최근 몇 년 사이 국내외적으로 백일해가 다시금 주목받는 질병이 되고 있습니다.
증상 단계별 특징: 감기와는 다른 기침 패턴
백일해의 가장 대표적인 증상은 심한 발작성 기침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일반적으로 감기와 비슷한 초기 증상으로 시작되지만, 시간이 지나면서 전형적인 백일해의 특징을 보이게 됩니다. 백일해는 3단계의 진행과정을 보입니다. 1단계: 카타르기(초기) 감기와 비슷한 증상이 나타납니다. 콧물, 재채기, 가벼운 기침, 미열 등이 동반되며 약 1~2주 지속됩니다. 이 단계에서는 진단이 어렵기 때문에 보통 감기나 기관지염으로 오인되기 쉽습니다. 2단계: 발작성 기침이 가장 특징적인 증상 단계입니다. 2~6주간 짧고 강한 발작성 기침이 연속적으로 발생하며, 기침 끝에 숨을 들이쉴 때 ‘흡!’ 하는 고음의 들숨 소리가 납니다. 이 소리가 마치 ‘백일 동안 기침한다’는 뜻에서 백일해라는 이름이 붙었습니다. 기침이 심할 경우 구토, 늑골 골절, 실신까지도 유발할 수 있습니다. 3단계: 기침의 빈도와 강도가 점차 줄어들며 회복 단계로 접어듭니다. 하지만 완전한 회복까지는 수 주 이상이 걸릴 수 있으며, 이 기간 동안도 전염성이 남아 있을 수 있습니다. 백일해는 특히 6개월 미만의 영아에게서 중증으로 진행될 수 있으며, 폐렴, 발작, 뇌 손상 등 합병증으로 이어질 수 있어 각별한 주의가 필요합니다. 또한 성인 감염자의 경우 증상이 비교적 가볍기 때문에 무심코 전염원이 될 수 있어 가족 내 전파 가능성도 크다고 알려져 있습니다.
예방과 치료: 백신과 항생제의 역할
백일해의 가장 효과적인 예방법은 예방접종(DTaP 또는 Tdap)입니다. DTaP 백신은 디프테리아, 파상풍, 백일해를 동시에 예방하는 백신으로, 생후 2개월부터 정해진 접종 스케줄에 따라 총 5회 접종합니다. 이후 청소년기와 성인기에는 Tdap 백신으로 추가 접종이 필요합니다. 특히 임산부는 임신 27~36주 사이에 Tdap 접종을 받는 것이 권장됩니다. 이렇게 하면 태아에게도 항체가 전달되어 생후 초기 감염 위험을 줄일 수 있습니다. 성인들도 주기적으로 예방접종을 갱신해야 하며, 가족 내에 영아가 있을 경우 모두가 백일해 예방접종을 받는 것이 권장됩니다. 감염 시 치료는 주로 항생제(에리스로마이신, 아지트로마이신 등)를 사용하며, 조기에 투여하면 증상 완화 및 전파 억제에 효과적입니다. 다만 기침이 시작된 이후에는 항생제의 효과가 제한적일 수 있으므로 초기 증상에 대한 빠른 인지가 중요합니다. 기침 완화제나 진해제는 일반적으로 효과가 미미하며, 오히려 기도 분비물 제거를 방해할 수 있으므로 주의가 필요합니다. 수분 보충과 안정, 가습기 사용 등 환경 조절도 회복에 도움이 됩니다. 중증 환자의 경우 산소 공급, 흡입 치료 등의 병원 치료가 필요할 수 있습니다.
백일해는 단순한 감기로 오인되기 쉽지만, 전염성과 합병증이 매우 높은 위험한 호흡기 질환입니다. 특히 영유아, 노약자, 임산부 등 면역 취약 계층의 감염을 막기 위해 예방접종은 필수입니다. 최근 재유행 가능성이 커진 만큼, 예방접종 이력을 점검하고, 증상 발생 시 조기 진료를 받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