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지혈증은 혈액 내 콜레스테롤 및 중성지방 수치가 비정상적으로 높아져 혈관 벽에 침착되면서 결국 동맥경화를 유발하는 질환입니다. 이러한 상태는 심근경색, 뇌졸중 등 심혈관 질환으로 이어질 수 있어 조기 진단과 적절한 치료가 중요합니다. 고지혈증을 조절하기 위해서는 식습관 개선과 운동이 기본이지만, 필요시 약물 치료가 병행되어야 합니다. 현재 사용되는 주요 약물로는 스타틴, 피브레이트, 니아신이 있으며, 이들은 각각 서로 다른 작용기전을 가지고 혈중 지질을 조절합니다. 이 세 가지 약물의 작용 메커니즘과 임상적 활용 사례를 중심으로 구체적으로 살펴보겠습니다.
스타틴: LDL 콜레스테롤 강력 억제
스타틴(Statins)은 고지혈증 약물 중 가장 널리 사용되며, 심혈관질환 1차 및 2차 예방에 핵심적인 역할을 합니다. 스타틴의 작용기전은 간에서 콜레스테롤 합성의 첫 단계를 담당하는 효소인 HMG-CoA 환원효소(HMG-CoA reductase)를 억제함으로써 내인성 콜레스테롤 생성을 감소시키는 것입니다. 이로 인해 간은 부족한 콜레스테롤을 보충하기 위해 혈액 내의 LDL 콜레스테롤을 흡수하는 수용체를 증가시키고, 결과적으로 혈중 LDL 수치가 낮아지게 됩니다.
대표적인 스타틴 약물로는 아토르바스타틴(리피토), 로수바스타틴(크레스토), 심바스타틴, 프라바스타틴 등이 있으며, 약물마다 강도와 지속시간, 대사 경로가 다릅니다. 로수바스타틴과 아토르바스타틴은 비교적 고강도 약물로 분류되어, LDL 콜레스테롤을 50% 이상 낮추는 효과를 보입니다. 이러한 약물은 심혈관 질환 위험이 높은 환자에게 우선적으로 권장됩니다.
스타틴의 주요 부작용으로는 근육통, 간 기능 이상, 드물게는 횡문근융해증이 발생할 수 있습니다. 특히 고용량 복용 시 부작용 발생률이 높아지므로, 치료 전후 간기능 및 CK 수치 등의 모니터링이 필수입니다. 하지만 심혈관 사망률을 유의미하게 낮춘다는 방대한 임상 데이터를 바탕으로 여전히 가장 신뢰받는 약제로 평가받고 있습니다.
피브레이트: 중성지방 조절의 전문가
피브레이트(Fibrates)는 주로 중성지방(Triglycerides, TG) 수치가 높은 고중성지방혈증 환자에게 주로 사용되는 약물입니다. 이 약물은 PPAR-α라는 전사인자를 활성화시켜 간에서의 지방산 산화를 촉진하고, VLDL 합성을 억제하여 중성지방 수치를 낮춥니다. 동시에 HDL 콜레스테롤 수치를 높이는 부가적인 효과도 기대할 수 있습니다.
대표 약물로는 페노피브레이트(Tricor), 젬피브로질(Lopid) 등이 있으며, 이들은 특히 중성지방이 500mg/dL 이상일 경우 췌장염 위험을 줄이기 위해 필수적으로 사용됩니다. 피브레이트는 스타틴과 비교해 LDL 감소 효과는 상대적으로 약하지만, 중성지방 감소 효과는 강력하며 HDL 상승효과도 더 큽니다.
한편, 피브레이트는 스타틴과 병용할 때 근육 관련 부작용 위험이 증가할 수 있어, 두 약물을 함께 복용할 경우에는 반드시 용량 조절 및 정기적인 혈액검사를 통해 모니터링해야 합니다. 특히 젬피브로질은 스타틴 대사에 직접적으로 영향을 줄 수 있으므로 병용이 권장되지 않습니다. 또한, 신장 기능이 저하된 환자에게는 투약 전 주의가 필요하며, 간질환이 있는 경우 금기입니다. 최근에는 당뇨병 환자에서의 유용성도 검토되고 있어 대사증후군이 동반된 환자에게 유용한 선택 방법이 될 수 있습니다.
니아신: HDL 개선 효과 탁월하지만 주의 필요
니아신(Niacin, 비타민 B3)은 지질 개선 효과가 넓은 약물로, LDL 및 중성지방을 낮추면서 동시에 HDL 수치를 유의미하게 증가시키는 특성을 가지고 있습니다. 니아신은 간에서 VLDL(아주 낮은 밀도 지단백) 생산을 억제하고, 지방조직에서 지방산의 유리를 감소시킴으로써 간 내 LDL 합성을 저해합니다. 결과적으로 LDL이 낮아지고, HDL 수치는 상승하게 됩니다.
니아신은 특히 HDL 수치가 매우 낮고, 기존 약물로 효과를 보지 못한 환자에게 유용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고용량을 장기간 사용할 경우 안면홍조, 위장 장애, 간 기능 이상, 고혈당 등의 부작용이 자주 나타납니다. 이러한 이유로 니아신은 예전에는 널리 사용되었지만 최근에는 임상 현장에서 그 빈도가 줄어들었습니다.
2010년대 들어와서는, 스타틴과 니아신을 병용한 연구에서 심혈관 질환 예방에 추가적인 효과가 없음이 입증되면서, 니아신의 사용은 제한적으로 바뀌었습니다. 그러나 아직까지 일부 환자에게는 대안적 치료로 고려될 수 있으며, 부작용을 줄이기 위해 서방형 제제 혹은 저용량부터 서서히 증량하는 방법이 사용됩니다.
고지혈증은 단순히 콜레스테롤 수치를 낮추는 것을 넘어서, 전반적인 심혈관 질환 위험도를 줄이는 것이 궁극적인 목표입니다. 따라서 치료제 선택 시 환자의 지질 프로파일(LDL, HDL, TG)과 동반 질환(당뇨병, 고혈압, 간질환 등), 가족력, 약물 내성 여부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야 합니다. 정리하자면,
스타틴은 LDL 수치를 효과적으로 낮추며, 심혈관 질환 예방 효과가 가장 강력합니다.
피브레이트는 중성지방이 높은 환자에게 우수하며, HDL 증가도 기대할 수 있습니다.
니아신은 광범위한 지질 조절 효과가 있지만 부작용으로 인해 사용이 제한적입니다.
궁극적으로는 단일 약물보다는 생활 습관 개선과 병행한 맞춤형 약물요법이 가장 효과적인 치료 전략입니다. 전문 의료진과의 상담을 통해 자신에게 가장 적합한 약물과 복용 방법을 선택하는 것이 장기적인 건강을 지키는 길임을 명심해야 합니다.